서울 부동산을 보면서, 그리고 서울에 존재하는 많은 기회들을 보면서, 정확하게는 많은 기회가 보이지만 정작 여건이 안돼서 서울에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경기도에서 첫 직장을 가지고 방황하다가 고향으로 내려온 나의 과거를 보면서,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돌아갈 곳이 서울인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러면서 불현듯 아주 오래 전 기억이 떠올랐다.
2009년, 내가 9살 때 알게된 같은 아파트 사는 친구와 세월이 흘러서 중학교까지 같은 반이 되었다. 2005년 초, 내가 15살 때, 그 친구는 경기도로 이사를 간다고 했다. 그 친구의 어머님은 엄청 미인이셨고, 아버님도 훤칠한 키에 젊어보이는 외모였고, 야망이 가득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아빠가 가기로 해서 옮긴다고 했다. 이제 그 친구는 거기서 자리를 잡고, 나고 자란 곳도 그곳이고 돌아갈 곳도 그곳이 되었을 것이다. 그 때 경기도 부동산은 얼마였을까. 그 당시만 해도 경기도라는 곳은 깡시골이었고, 차라리 부산이 더 대도시였다. 그 때 의사결정을 했던 아버님도 부산을 떠나 경기도로 간다니 불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갔다.
15년 정도가 흐른 후,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부산은 제자리 걸음에서 오히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경기도는 많은 산업단지와 회사들이 생겨나면서 성장했고, 서울에서 초과하는 인구를 받아주는 외곽지역으로 성장했다. 그 때 내가 16살이었고, 그 친구 아버님이 왠지 40살 정도 였을 것 같은데, 나도 곧 그 나이를 향해 가고 있다. 지금의 나도 서울로 가는 것이 불안하고 대책없이 느껴진다. 15년 전에서부터 지금까지 바껴왔던 것보다 향후 15년은 세상이 더 빨리 변할 것 같은데,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사실상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알고 있다. 하지만 돈이 없다. 그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