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백수생활에 돌입했다.
자고 싶은만큼 자고 일어나 아침에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를 내리고, 여러가지 주스들로 건강을 챙기면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 창밖도 한번보고, TV도 실컷 봤다. 그리고는 점심시간이 다가와 점심을 해먹고, 낮잠도 한숨 잤다. 다시 또 TV를 보고 나니 저녁 시간이다. 남편이 올 시간에 맞춰 저녁을 준비하고 다음 날 점심 도시락도 미리 준비했다. 그리고 남편이랑 꽁냥꽁냥 노닥거리다 보면 잘 시간이다.
퇴사 전 워커홀릭이었던 나는 저런 삶을 들었을 때는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이다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너무 여유롭고 행복한 것 아닌가. 심지어는 내가 회사생활을 10년 했는데, 이런 삶을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이 억울할 지경이었다. 물론 천년만년 이렇게 살면 지겨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나라는 인간은 그렇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 주어진 지금의 시간을 즐기려고 한다.
또 어떤 날은 약속이 있다. 친구를 만나서 시간 맞춰 나가고 나간 김에 백화점도 가고 서점도 간다. 근처에 또 몇가지 태스크를 처리하러 가야해서 운전해서 가는 길이 너무 행복했다. 내 시간을 내가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느낌을 처음 느낀 것 같다. 경제적 자유의 진정한 의미는 시간의 자유로움이라더니 내가 그것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