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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0년차 직장인이었던 나는 퇴사를 했다

2024년 7월 5일, 나는 퇴사를 했다.
퇴사를 한 이유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원거리 발령으로 인한 퇴사이다. 훨씬 예전부터 퇴사를 갈망했지만 퇴사라는 선택을 할 수 없었으나, 이렇게 퇴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2021년부터 나는 회사에 다니기 싫었다. 회사에 다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용만 당하는 것 같고, 내 일이 없으면 안될 것 같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 내 일을 찾기 위해 몇가지 시도해보기도 했다. 술과 음악, 공간을 좋아하는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사이드잡으로 오프라인 와인바를 창업했고, 성황리에 영업을 했다. 하지만 내가 간과했던 것은 실곤약같은 내 체력이었다. 결국 지속할 수 없었고, 와인바 운영과 회사를 계속 다닌 것이라는 두가지 선택지에서 회사를 계속 다니는 것을 선택했다. 이유는 와인바는 내가 언제든 다시 마음만 먹으면 차릴 수 있지만 지금의 내 커리어는 시장에서 먹힐 때 써먹어야 하고, 아직까지는 아깝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가 퇴사를 망설였던 이유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사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워라밸이 환상적이고, 연봉도 좋은 편이었다. 시설도 좋았고, 퇴근 후 나에게 필요했던 모든 것들이 잘 갖추어진 삶의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 퇴사를 하고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워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렇듯 그냥저냥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나의 팀이 사라지고 나는 더 유망한 팀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일정 기간 그 팀에서 새로운 일들을 배웠고, 본사에 소속되어있던 유망한 팀에서 내가 본사로 이동했으면 좋겠다는 무언의 압박이 시작되었다.
열심히 계산기를 굴려본 결과 서울이라는 곳으로 나의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결정은 그리 쉽지 않았다. 늘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지만 현실적으로 긍정적인 선택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퇴사를 하라는 뭔가 나를 강하게 끌어 당기는 힘이 작용하는 것 같았다. 여러가지 조정과 합의를 통해 나는 부드럽게 퇴사를 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 글은 마치 내가 퇴사를 하고 뭔가 이루고 나서 쓰는 글 같을 수 있지만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쓰는 글이다.